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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이는 중국

중국 마케팅에 숫자를 활용하자

by 중사남 2020. 4. 5.

4년마다 열리는 전 세계 축제인 2020년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 19 사태의 영향으로 1년 연기되었다. 올림픽을 기다린 사람과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은 아쉽기만 하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2008년 중국에서 북경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혹시 개회식이 언제  열렸는지를 아는가? 8월 8일 오후 8시 8분이다. (중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숫자가 '8' 숫자가 무려 4개이다.) 중국인의 숫자에 집착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좋은 예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에도 많은 중국인이 숫자 '8'이 두 개가 들어간  기가 막힌 숫자의 배열 이라며 부러워했다는 후문이다. (그 해 올림픽 개회식은 9 17일에 열렸다). 그렇다면 왜, 무엇 때문에 중국인은 이토록 숫자에 집착하는지, 이를 중국 사업과 마케팅에 어떻게 이용할지 알아보자. 

 

중국에서 좋은 숫자는 곧 재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돈을 너무 밝히면 싫어한다. 우리는 공식적으로 돈을 좋아한다고 하면 추해 보인다고 싫어한다. (요즘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아무튼 중국에서는 돈을 밝히는 것, 재물에 관심을 두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들은 오히려 돈을 못 버는 것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며, 부모들도 어린 자식에게 그렇게 가르친다. 역사적으로 이어 온 관습, 전통이라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에  자본주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중국인들의 재물(財物)에 대한 관념은 상상 이상이다.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더 알아보자.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읽는 중국 소설 중에 으뜸은 삼국지이며, 그 소설의 주인공 인물 중 둘째인 관우(關羽)는 충성심과 사람에 대한 의리의 화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신격화가 되어 중국인이 숭배하는 대상 가운데 재물의 신으로 불린다. 돈을 많이 벌려면 사람에 대한 의리가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그 적임자가 삼국지의 관우이고, 그래서 관우를 재물의 신으로 부른다고 한다. 중국 식당 입구에 긴 수염과 청룡언월도란 큰 칼을 찬 인물이 다름 아닌 관우상이다.   

 

 

 중국인의 베스트 숫자 ‘8’ 과 워스트 숫자 '4' 와 '14'

중국인은 재물을 숫자에 연결하여 생각하길 좋아하며, 좋은 숫자는 곧 돈과 운을 의미한다. 중국에서는 미신에 대한 신봉은 금기시되지만, 숫자에 대한 미신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우선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8'이다. 8(,bā,)이 돈을 돈다는 뜻의 发(fā, 파)와 발음이 비슷해 행운의 의미로 생각한다. 이 외에 숫 9 (九, jiǔ)는오래간다,장수한다는 의미의 久(jiǔ, 지우)와 발음과, 숫자 6(六, liù)은 순조롭다는 뜻의 流(liú, 리우)와 발음이 비슷해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중의 하나이다.  최근에는 서방 문화 유입의 영향으로 숫자 ‘7’도 선호되는 숫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중국인은 홀수를 싫어하고 짝수를 좋아해서, 결혼 등의 잔치에 부조금이나 선물을 보낼 때는 항상 짝수로 해야 한다.

 

그럼 중국인이 싫어하는 숫자는 무엇일까?  한국인도 알고 있는 숫자 4는  죽을 사()’를 의미하기 때문에 한국인과 중국인 모두 싫어한다. 그런데 다른 숫자도 있다. 중국에 살 때 머문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층 버튼에는 숫자 4는 있는데, 오히려 13, 14층이 없었다. 14는 역시(要死)로 읽으면 죽을 것이다라고 해석되기 때문에 싫어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숫자 13을 싫어하는 이유를 몇 중국인에 물어봤다. 숫자 7처럼 서방 영화의 영향인 '13일의 금요일'을 의미한다고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인은 싫어하는 숫자를 실생활에서 웬만하면 마주치지 않으려고 적극 노력하며,  중국 전역의 많고 많은 고층빌딩은 4, 13, 14, 24층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인 선호하는 숫자, 중국 마케팅에 활용하자 

중국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무심코 지나 칠 수 있는 일상생활 속의 한 부분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그것들은 중국 사회를 이해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것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려 알게 되면 그것이 곧 중국인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며, 풀리지 않는 중국 비즈니스의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숫자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여 효과를 본 사례를 살펴보자. 아시아나 항공은 국내 최초로 중국인만을 위한 제주행 전용기를 운영했는데 전용기의 편명을 89898988로 정해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모’ 호텔에는 8가지 해물이 들어가거나 새우 8마리를 얹어 8분간 요리한 3만 8800원짜리 요리를 출시하여, 중국인의 입맛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사로잡았다고 한다. 중국 쇼핑객이 찾는 백화점에는 ‘4 또는 ‘14을 중국인이 싫어한다는 것을 고려해 상품군 배치 또는 상가 입점 옵션을 선택한다고 한다. 전형적인 숫자 마케팅이다. 중국 사업에 사소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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